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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암 사망률 2위 간암·자궁경부암, 백신 맞으면 60%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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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암 사망률 2위 간암·자궁경부암, 백신 맞으면 60% 예방

입력
2013.04.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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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암으로 세상을 등지는 현실에서 암 예방은 누구에게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암 예방법은 너무도 막연하다. 적당한 운동, 채소 위주의 식생활, 스트레스 퇴치 등 공자님 말씀에 가깝다. 그러나 여성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과 남성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간암은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두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돼 있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oma VirusㆍHPV)가 주원인이다. HPV는 성접촉에 의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평생에 한 번은 HPV에 감염된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는 지속적인 감염에 의해 자궁경부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HPV는 100가지 이상의 유형이 있는데, 이 가운데 16 18 31 33 등이 여성의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을, 남성의 음경암 같은 종양을 일으킨다. 6, 11형은 전염성이 강한 생식기 사마귀(콘딜로마)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PV에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감염된 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호주는 12~16세 여학생들에게 HPV 백신을 접종했고, 올해 2월 남학생 28만여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호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2007년 HPV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젊은 여성들의 HPV 관련 감염이 크게 감소했고, 21세 미만 남녀의 생식기 사마귀 발생률도 90%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의무접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접종 연령을 여성 9~26세, 남성 9~15세(생식기 사마귀 예방 목적)로 제시했다. 최적 접종연령은 첫 성경험 연령을 고려해 15~17세, 이 때를 놓쳤다면 18~26세로 권고하고 있다. 6개월 안에 3회를 맞는데 비용은 총 30만~45만원 정도 든다. 국내에는 두 가지 백신이 출시돼 있는데 전문가들은 암과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하고 싶다면 가다실을, HPV로 인한 암 가족력이 있으면 좀더 다양한 유형의 HPV를 예방할 수 있는 서바릭스를 권한다. 김찬주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신을 맞아도 자궁경부암의 60% 정도만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암 예방은 '간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만성간염을 막는 것으로 시작한다. 특히 만성간염의 절반을 차지하는 B형 간염은 전체 인구의 3~4%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간암 발병원인의 60%를 차지한다. B형 간염 백신으로 간암의 60%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국가 사업으로 신생아에 대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으나 혹시 때를 놓쳤거나 기본 접종으로 항체가 생기지 않았다면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아쉽게도 만성간염의 두 번째 원인인 C형 간염에 대해서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C형 간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세 명 중 두 명 정도가 만성간염으로 발전하고,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해 사망할 확률도 30%를 웃돈다. C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칫솔, 손톱깎이, 면도기 등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는 도구를 다른 사람과 함께 쓰거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네일아트, 반영구화장, 침술 등을 받지 말아야 한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의 경우 잠복기가 1~2개월 정도이며 간이 많이 손상되고 나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면서 "치료효과가 좋은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는 만큼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형 간염의 초기증상은 피로, 구토, 근육통, 미열 등이며 진행되면서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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