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방정부 예산이 삭감되자 대통령, 장관, 의원들이 잇따라 봉급 일부를 국고에 자진 반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삭감(시퀘스터)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봉급의 5%를 재무부에 돌려주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3일 밝혔다. 강제로 무급휴가를 가야 하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연대감을 표하기 위한 조치다. 5%는 비국방 연방기관 예산삭감 수준과 같다. 법에 정해진 대통령 연봉 40만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월 1,667달러(19만원) 수준이다. 봉급 반납은 3월부터 소급해 연방 회기가 끝나는 9월까지 계속된다.
하루 앞서 연봉 20만달러인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도 군무원 강제 무급휴가 기간인 14일치의 봉급을 반납키로 했다. 의회에서는 민주당의 마크 베이치 상원의원(알래스카)이 봉급 일부를 자발적으로 내놓겠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휴회중인 의회가 열리면 정치권에도 봉급 반납이 줄지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들은 정치인의 봉급 반납 여부를 집요하게 캐물으면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해 정치인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올해 연방예산은 시퀘스터 발동으로 850억달러가 축소됐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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