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시장 1,2위 업체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또다시 법정다툼을 벌이게 됐습니다.
경찰과 업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발단은 이렇습니다. 남양유업 대구지점의 판촉원 최모(42)씨가 경쟁사인 매일유업 분유 ‘명작’을 이용하는 산모에게 전화를 걸어 “매일유업 분유에 유해물질이 있다. 명작 제품을 보내주면 남양유업의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권유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매일유업은 발끈했지요. 매일유업은 지난달 6일 최 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남양유업 대구지점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경찰은 ▦이 직원이 산모들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혹시 본사나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매일유업 측은 “경쟁사 직원이 과거 사실을 마치 지금에 일어난 것처럼 이용해 고객들이 오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포착돼 신고를 했다”며 “앞으로는 이런 비방전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판촉원이 회원으로 가입한 산모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하던 중 2010년 전후 유해성분이 나온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을 뿐”이라며 “법을 어긴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요. 이어 “회사 차원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면서 “매일유업이 우리를 비방한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동등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회사의 공방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9년에 매일유업은 남양유업의 한 직원이 ‘매일유업 분유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허위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다며 고소했고, 그러자 남양유업 역시 비슷한 일로 맞고소 한 적이 있습니다.
양사가 물고 물리는 싸움을 하는 배경엔 단순히 1,2위간 경쟁이 을 넘어 분유시장의 구조적 불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출산 경향으로 분유시장이 정체 또는 후퇴하다 보니, 업체간 갈등이 점점 더 살벌해지는 것이죠. 하지만 아무리 시장상황이 어렵다 해도, 싸울 힘을 아이들이 먹는 분유 잘 만드는데 쏟는 게 옳지 않을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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