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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 중력의 비밀

입력
2013.04.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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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처음으로 존재가 예측된 후 80년간 세계 천문학계와 물리학계를 매혹시켜온 암흑물질을 설명하는 말이다. 이 암흑물질이 실제 존재한다는 역대 가장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우주의 암흑이 속삭이는데, 아직 정확히 뭐라고 속삭이는지 확실하지는 않다”고 표현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새뮤얼 팅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3일 스위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세미나에서 “암흑물질이 붕괴했을 때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양전자(陽電子)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알파자기분광계(AMS)를 통해 2년 동안 250억번의 우주선(線)을 감지하고 40만개 양전자를 포집했다. 양전자가 암흑물질에서 온 것이라면 우주 공간에 균등하게 퍼져 있어야 하고, 별의 폭발로 발생한 것이라면 한 방향에서 포착된다. 이번에 발견된 양전자는 특정 방향성 없이 균등하게 포착됐다.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을 매우 약한 상호작용을 갖는 거대질량소립자(WIMP)로 추정한다. 빅뱅 당시 물질과 그에 대칭되는 반물질이 동시에 만들어졌다는 추론에 따라 빅뱅의 산물인 암흑물질도 물질과 반물질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물질이란 전자ㆍ양성자ㆍ중성자 등의 질량을 가지면서 전하의 부호는 반대인 소립자로 이뤄진 것으로, 쌍을 이루는 물질과 만나면 에너지를 내고 소멸하거나 다른 물질-반물질 쌍으로 전환된다. 두 개의 암흑물질 입자가 충돌하면 붕괴되면서 전자와 반물질인 양전자를 방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양전자가 이번에 탐지됐다는 것이다.

팅 교수는 “수개월 뒤면 양전자들이 암흑물질에서 유래한 것인지, 다른 원인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일부 위성이 우주에서 잉여의 양전자를 포착한 적이 있지만, 이번 결과가 훨씬 구체적이고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암흑물질의 붕괴 과정에서 나오는 잉여의 양전자는 별의 폭발로 인한 양전자보다 더 급격히 소멸되는데, 이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시건대학의 그레고리 타를 교수는 “은하배경 복사의 불명확성 때문에 양전자의 정확한 출처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AMS는 향후 18년간 더 작동할 예정이어서 암흑물질의 신비는 결국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20억달러(2조2,000억원)가 투입된 AMS 개발에는 16개국 600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암흑물질

스위스 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가 1933년 ‘코마’라는 거대 은하단을 관측하다가 ‘보이지 않는 물질’에 의한 중력이 은하단을 유지하고 있다며 처음 암흑물질의 존재를 예측했다. 1978년 미국 물리학자 베라 루빈은 은하 바깥쪽의 별들이 공전하는 속도가 은하 중심과 거리가 멀어져도 줄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이처럼 빨리 움직이는 별들을 붙잡아 두는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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