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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탁구,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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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탁구, 적과의 동침

입력
2013.04.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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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뿐 아니라 사령탑도 나란히 '적과의 동침'을 예고해 '한중 연합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인천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항공 2103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한국-중국으로 이뤄진 다국적 복식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강 중국의 제안으로 코리아오픈에 한해 '한중 연합군'을 구성하게 됐고, 4일 복식 예선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이 드러났다. 이상수-옌안은 이날 대만의 황추샹-루포센 조와 경기에서 한국과 중국이 승리를 위해 호흡을 맞추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뿐 아니라 유남규-류궈량 감독도 나란히 벤치에 앉기로 했다. 국제 무대에서 항상 팽팽한 신경전과 벤치 싸움을 했던 한국과 중국의 사령탑은 이번만큼은 손을 맞잡았다. 지난 3일 한국과 중국의 비공식 만찬 자리에서 벤치 전략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처음에는 유남규 감독이 서현덕-장지커, 정영식-왕하오 이상수-옌안 조를, 류궈량 감독이 이정우-마롱, 조언래-마린 조를 맡기로 했다. 하지만 여건이 되면 같이 지도하자는 의견이 나와 두 사령탑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상수-옌안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조는 본선에 직행해 5일부터 열리는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특히 유 감독과 류 감독의 특별한 인연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유 감독은 류 감독의 우상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단식 금메달 리스트인 류 감독은 10세 때부터 유 감독을 롤 모델로 삼고 세계 정상을 꿈꿨다. 당시 류 감독의 우상이었던 장지아량을 꺾고 세계 챔피언이 된 스타가 바로 유 감독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저와 류 감독은 여덟 살 차이다. 제가 8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류궈량은 열한 살이었다. 한참 탁구를 배울 때여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은 현역 때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유 감독이 1번을 칠 때 류 감독이 3번을 쳤고, 류 감독이 에이스로 올라왔을 때는 유 감독이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다른 중국 에이스들과는 다 붙었는데 이상하게도 류궈량하고 붙지 못했다. 하지만 류궈량이 아직까지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지 부탁을 하면 거의 다 들어준다"라고 웃었다.

'한중 연합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유 감독은 "두 차례 연습을 같이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가까이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다. 처음에는 우리 애들 차례에서만 흐름이 끊겨 수준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 적응한 뒤에는 정말 재미있는 랠리가 이어졌다"며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일회성에 불과하다. 한국 선수들이 힘을 합쳐서 중국을 꺾어야 더 돋보이는 것이라 설사 우승을 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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