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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산업 육성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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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산업 육성을 위한 제안

입력
2013.04.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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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태국에선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개 나라가 12조원에 달하는 거대 물관리 프로젝트를 놓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3국 정상들이 현지를 교차방문하면서 사실상 수주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같은 '물 전쟁'은 이제 지구촌에서 생소한 모습이 아니다. 지난 20세기 동안 전세계의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의 확산으로 '물 산업'은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세계 물 산업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대형화, 통합화, 전문기업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거대 물기업들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대신하여 상ㆍ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전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의 베올리아를 비롯한 세계 10대 물기업들은 상수 또는 하수 등 물 순환 과정의 어느 특정분야에 특화되지 않고, 물 순환 과정 전반을 담당하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물 산업이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정부나 지자체를 대신하여 전문 물기업들이 출현하는 이유는 수도가 공공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자와 소비자 간에 명확한 관계 설정이 가능한 요금제적 특성을 갖고 있어 전문 경영방식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질 좋은 서비스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도 산업은 수평적으로 전국 162개 행정구역별로 분할되어 있고, 수직적으로는 광역상수도(도매), 지방상수도(소매), 하수도로 분할되어 개별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특별ㆍ광역시 등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투자 여력이 취약하여 노후시설에 대한 적기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 확보와 기술력 축적이 어려우며, 사업 기능과 관리 및 감독 기능의 동시 수행 등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인해 수도 산업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10월13일 물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우리나라 물산업을 연간 26조원 규모로 키워 3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소 8개의 세계적 물기업을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였다. 또한 시·군별로 운영되는 지방 상수도를 2020년까지 39개 권역으로 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경영 효율을 제고하는 한편 상하수도 기자재 산업 활성화, 에코 스마트 상수도 기술 개발, 첨단 막여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물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09년 기준으로 5,01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신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평균 5.6%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고품질과 낮은 가격 등을 통해 수도 사업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또 국내 수도 서비스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물과 관련한 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은 물론 나아가 국내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 물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게 후대를 위한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물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재원'조달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수도 요금으로는 수도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수도요금 현실화는 수돗물의 품질 향상은 물론 우리의 국제 물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데에도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수 부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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