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통행차단으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국내 중소기업 공장 일부가 가동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태라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평균 4일 정도밖에는 버틸 수가 없어, 주말을 고비로 조업중단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진입(입경)제한 이틀째인 4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국사무소(CIQ)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입주기업 세 곳이 가스공급문제로 조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옥성석 협회 부회장은 “가스, 원자재, 식자재 등이 전혀 공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5일부터는 조업을 중단하는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덧붙였다.
입주 기업들은 공장조업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를 복원하기 힘들뿐더러, 자칫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표시했다. 의료관련 제품생산업체인 A사 대표는 “현재까지 확보해둔 원자재로 나흘 정도 버틸 수 있다”며 “늦어도 토요일부터는 진입이 재개돼야 정상조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계류 제조업체인 B사 관계자는 “일단 공장은 돌리고 있지만 운송트럭이 들어가지 못해 만든 제품을 가지고 나올 수가 없다”며 “생산을 하는 게 나은지 중단하는 게 나은지 판단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자보다 에너지문제가 더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C사 대표는 “만약을 대비해 비축해뒀던 가스가 현재 30% 정도밖에는 남지 않았다”며 “청명인 5일은 북한 공휴일이라 어차피 출입이 없어 토요일부터 공장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입주업체들은 북측이 10일까지 남측 인력 귀환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언제 재진입이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에 무턱대고 많은 인원을 귀환시킬 수는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인력을 다 남길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일각에선 연쇄부도 우려도 나오고 있다. E사 대표는 “공장가동이 중단되면 당장 수억원의 매출이 날아가고, 납품계약위반으로 지불하게 될 위약금 등 2차 피해까지 따지면 회사가 부도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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