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체력이요? 100점 만점에 60점이죠."
KGC 관계자들도 놀랐다. 당초 3연패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고 상대인 SK는 정규시즌 때보다 더 빨랐다. 하지만 KGC는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SK를 꺾었다. 한 때 15점 차까지 뒤졌지만 놀라운 정신력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김성기 KGC 사무국장은 4일 "몸이 멀쩡한 선수들이 없다. 대부분 60%의 몸 상태"라며 "정신력이 만든 승리다. 선수들이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 역시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지만 참 대단하다. 이 정도의 투지가 있는 줄 몰랐다"며 "2차전 승리의 원동력은 이런 집중력과 투지였다"고 말했다.
2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이 감독은 "전반까지만 지켜보겠다. 초반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3차전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SK가 승리하면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공산이 컸다. 전문가들도 "2연패를 당한 KGC 선수들은 3차전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KGC는 결국 승리를 따냈다. 신인 포워드 최현민이 3점포 5발을 포함해 20점을 몰아치는 깜짝 활약을 했고 발목이 좋지 않은 슈팅가드 이정현도 15점 5어시스트로 뒤를 받쳤다. SK 가드 김선형은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KGC의 투지를 막을 수 없었다.
1승1패가 되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60% 체력의 KGC가 막강한 전력의 SK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KGC는 1차 목표는 완벽히 달성한 상태다. 선수들의 체력 방전에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SK를 꺾었다. 그것도 장소가 SK의 안방이었다. 작년 11월부터 4강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홈에서 24연승을 달린 SK는 5개월 만에 홈 패배를 당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렇게 된 이상 다들 5차전까지 가보자는 마음가짐이다. 전반이 끝나면 다들 녹초가 되지만 갈 때까지 가보자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며 "앞으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KGC와 SK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5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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