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대영제국이 세계 도처에서 식민지를 지배할 때 그들은 영어 교육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당시 내세운 것이 오늘날 전해지는 규범 문법으로 문법을 무척이나 중시한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지금은 영국과 미국이라는 영어 원조 외에도 영어를 사용하는 제3 국가 군이 훨씬 더 많다. 한국인이 New York City에서 독일인 사업 파트너와 만나서 영어로 말을 한다면 이는 제3국인의 영어가 된다. 이런 상황은 바로'Which English?', 'Whose English?'냐는 질문과 World Englishes로서 영어는 과연 어느 것이어야 하는지 스스로 되묻게 한다.
지난 20~30년 사이 영어 교육자 사이에서는'The Teacher's dilemma'(Platt, 1984),'World Englishes - to teach or not to teach'(Brown 1995), Torn between the norms'(Bamgbose 1998) 등의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논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지금은 당연한 World English 시대이고 디지털 문명으로 바뀌면서 영어 자판을 두드리는 비 영어권 사람이 원어민의 영어 사용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제 항공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오래 전 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영어에는 38개 사투리와 1,400개 이상의 동형이의어가 있다. 또한 7,800개의 이형동음이의어와 10만개의 동음이의어 그리고 1만개 이상의 관용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정돈하지 않고 마구 사용한다면 매우 혼잡해 질 것이다. 즉 World Englishes 환경에서는 오히려 더 깔끔한 영어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비영어권자들이 모여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영국이나 미국 특유의 표현과 속어 등을 배제한'쉽고 간편한 영어'(Plain English, Clear English)가 더 절실해졌다. 비행기의 관제탑에서 close라는 단어를 쓸 때'닫다','가까운'등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인지 혼선을 준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세계 영어'는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더욱 자명해진다.'Speak slowly, Use short and simple sentences, Avoid slangy expressions, Avoid double negatives, Paraphrase or explain kindly, Pronounce clearly.'등이 World English의 사용법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Clear English는 듣는 상대방도 말하는 사람도 부담이 적으며 서로의 의사 소통은 한결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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