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4일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 신형 장거리 미사일 KN-08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KN-08이 아니라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언급한 무수단은 아직 한 번도 시험 발사된 적이 없다. 그러나 사거리가 3,000~4,000㎞에 달해 괌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50발 가량이 실전 배치됐고 길이가 12~18.9m, 지름은 1.5~2m 정도라는 게 군의 분석이다. 지난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처음 공개됐다. 북한이 핵탄두를 1톤 크기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 미사일에도 탑재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전후해 태평양 방향으로 무수단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이 파악할 수 있도록 열차를 이용해 이 미사일을 실어 날랐다는 점에서 시험 발사에 '무력 과시' 의도가 가장 크다고 보면 잔칫날로 택일, 시위 효과를 극대화할 공산이 크다는 상식적 논리에 의한 추정이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병력ㆍ장비의 전진 기지와 태평양 해상으로 오는 미군 증원 전력을 위협하려는 게 북한의 무수단 개발 목적이다. 한미 연합 훈련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강원 원산시 북동쪽 해상에 이달까지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도 무수단 발사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부 소식통은 "미사일에 탄두가 장착됐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북한이 실제 발사를 위해 옮겼는지 무력 시위나 대미 위협용으로 이동시켰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 정보 자산을 24시간 가동해 북한 미사일 이동과 발사 관련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4월 중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판단"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은 준비해 뒀고 북한 움직임도 정보 자산을 집중 투입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동계 훈련 기간인 북한군은 부대별로 실탄을 장전하지 않은 사격 훈련과 공기부양정ㆍ잠수함정을 동원한 해상 침투 훈련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대남 도발 임박 징후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실제 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것에 대비, 미국은 예방적 조치의 하나로 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긴급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국제적 비난을 무릅써야 하는 만큼 실제 쏘기는 어려울 거라는 시각도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태평양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지나가는 일본의 반발을, 필리핀 인근 해역을 겨냥할 경우 필리핀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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