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4일 ‘짧고 굵은’ 이임사를 끝으로 40여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강 회장은 이날 ‘이제 떠납니다’라는 제목의 이임사에서 “사람은 들고 남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데 (산은 회장에) 올 때도 거절하다 왔고 갈 때도 붙잡히다 늦었다”며 “사람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떠나야 한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신을 향한 퇴진 압박에 대해 “한평생 공직을 마감하려 하는데 버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대)천왕도 아닌데 듣기 싫었다”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40여년에 걸친 공직생활을 돌아보면서는 “나는 공직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늘 공직자의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살았다”며 ‘국민이 좋아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부를 싫어하게 만들고 국민이 잘못된 대로 따라가면 정부를 망하게 만든다’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의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직원들에게 “벌여 놓은 일을 마무리도 하지 못하고 그룹의 불안한 운명을 앞두고 한 학기도 안된 금융대학생들의 눈망울을 두고 떠나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떠나는 날까지 사과나무를 심었다. 쉬지 않고 일한 2년 여 아름다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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