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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중앙지검장, 고검장급 대우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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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중앙지검장, 고검장급 대우 폐지해야

입력
2013.04.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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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을 원래대로 지검장급으로 돌릴 의향이 있느냐'는 지적에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유념해 (장관님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채 후보자의 답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직행할 수 있는 현재의 검찰 인사 시스템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검찰총장은 대체로 현직 고검장 9명 중에서 발탁되는데 지검장이면서 고검장 대우를 받는 서울중앙지검장도 항상 유력 후보에 포함된다. 지난해 검란(檢亂) 사태로 물러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2011년 8월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직행했다. 2009년 8월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도 스폰서 논란 등으로 낙마하긴 했지만 검찰총장 후보자로 직행한 케이스다. 두 사람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중요 사건과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에 있다가 곧바로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 직행했으나 좋지 않은 선례만 남겼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들어 대검 중수부 폐지 방침으로 서울중앙지검장이 곧바로 검찰총장을 노릴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중수부의 수사기능 대부분이 서울중앙지검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중앙지검장의 힘이 이전보다 더 막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려도 크다. 검찰총장 자리로 직행하기 위해 권한을 남용하거나, 정권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소신을 꺾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물론 우려이지만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새 정부의 공약에 따라 당장 이번 검찰 인사부터 검사장 인원이 축소될 예정이다. 이참에 서울중앙지검장 직급 문제도 분명하게 매듭을 짓자는 목소리도 커졌다. 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3일 전례없이 야당도 전폭 지지하는 가운데 채택됐다. 채 후보자가 자신이 받고 있는 기대와 신망에 걸맞게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강철원 사회부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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