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굴비는 매년 3월 중순 산란을 위해 영광 법성포 칠산 앞바다를 지나는 참조기로 염장하여 말린 굴비를 이른다. 천 년이 넘게 굴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포 주민들은 요즘 제철을 맞아 굴비 잡이와 손질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BS 1TV에서 4일 밤 7시 30분에 방송하는 '한국인의 밥상'은 '옛 굴비를 찾아서-영광 법성포'라는 주제로 우리 밥상을 장식하고 있는 영광 굴비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해 본다.'굴비' 하면 북어처럼 바싹 마른 굴비를 연상하지만 요즘 영광의 굴비는 구워서 먹을 수 있도록 염장하여 잠깐 말린 후 냉동하여 보관한다. 냉동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조기가 많이 잡히면 염장 후 해풍에 한 달 이상 바싹 말렸다.
굴비는 수분이 빠지면서 몸이 비틀어지고 색도 변한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에 길든 현대인의 입맛에는 이런 옛날 마른 굴비는 딱딱하고 짜기만 하다. 옛날 굴비의 맛을 아는 사람이 줄어들고 냉동 시설도 발달하여 더는 굴비를 말릴 필요가 없게 되자 점점 마른 굴비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참조기는 머리가 둥글고 두툼하며, 특유의 윤기 있는 노란빛을 띠고 있다. 예전에는 "돈 실로 가세, 돈 실로 가세. 영광 법성으로 돈 실로 가세"라는 노래가 이어져 올 정도로 법성포 일대에서는 조기가 많이 잡혔다. 하지만 지금 법성포 앞바다에는 조기가 없다. 현재 국내산 참조기는 영광까지 북상하기 전에 동중국해나 추자도 근해에서 잡아오는 게 대부분이다. 어구의 발달과 남획으로 예전과 같은 큰 조기는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족한 조기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된 부세조기도 우리 밥상 위에 오르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