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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돼지 값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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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돼지 값 폭락

입력
2013.04.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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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이 가장 즐기는 육류는 돼지고기다. 전체 육류 소비량 중 50% 이상을 차지한다. 2010년 현재 국민 1인당 소비량만 19.3㎏으로, 닭고기(8㎏)와 쇠고기(6.8㎏)를 압도한다. 가정에서는 한달 평균 5회 돼지고기를 먹는데, 전체 소비량의 59%가 삼겹살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98만톤에 이르렀다. 늘 공급이 부족하여 전국민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비롯해 연평균 20만톤 내외를 수입한다.

■ 그런데 2010년 하반기에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그 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구제역이 창궐하는 바람에 사육돼지를 대거 살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구제역 발병 직전 전국적으로 980만 두 정도가 사육됐는데 그 중 331만 두를 살처분했다. 결국 2011년 상반기 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 비 30% 감소하면서 삼겹살이 ‘금겹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았다. 생활물가 체감도가 높은 삼겹살 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다급하게 수입 확대에 나섰다.

■ 할당관세는 국내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특정물품에 대해 기간과 수량을 정해 수입 때 낮은 관세를 적용해주는 제도다. 정부가 부랴부랴 돼지고기 수입에 할당관세를 확대하자 구제역 이후 2011년 10월까지 무려 32만톤의 저가 돼지고기가 수입됐다. 연평균 소비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그래도 삼겹살 값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에 삼겹살 10만톤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삼겹살 5만톤에 대해 할당관세를 연장해줬다.

■ 문제는 그 즈음 국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가시면서 돼지고기 생산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선 이미 지난해 하반기 돼지고기 국내 생산량이 전년 비 39% 급증해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는 전망을 낸 상태였다. 하지만 할당관세 연장이 그대로 시행되면서 가격 폭락이 지금까지 7개월째 이어지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그제는 축산농민들이 “모두 망할 지경”이라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상경 길거리시위에 나섰다. 그 억울함과 답답함이 오죽하랴 싶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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