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자동차 주류 등 47개 산업에서 대기업의 독과점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대기업들은 독점지위에 안주해 연구개발이나 수출 노력은 등한시한 채 내수시장에서 높은 이윤을 거둬들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10년 기준 시장구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5년 간 독과점 구조를 유지한 산업이 47개에 달한다. 직전 조사 기간(2005~2009년)보다 4개 산업이 늘었다. 독과점 구조는 한 산업분야에서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5%를 넘는 경우다.
독과점 산업에는 정유 승용차 화물차 담배 설탕 맥주 커피 등이 해당된다. 이번 조사에서 인삼식품,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패널, 광섬유 케이블 등 8개 산업이 독과점 산업으로 신규 편입됐고 기타 종이 판지, 우산ㆍ지팡이 등 4개 산업은 제외됐다.
이들 독과점 산업의 평균 순부가가치비율(이윤율)은 31.1%로 광업·제조업 평균 26.8%보다 높았다. 특히 반도체는 55.6%, 담배는 52%, 맥주는 49.6%에 달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투자는 부진했다. R&D투자비율은 1.4%로 광업ㆍ제조업 평균인 2.1%보다 낮았다. 정유(0.2%), 위스키(0.75%), 맥주(0.75%)는 1%에도 못 미쳤다.
한편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들은 높은 이윤에도 불구하고 고용 창출이 미미했다. 지난 2010년 기준 대기업 집단이 국내 경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에 달했지만 종사자수 비중은 6.9%에 그쳤다. 대기업집단 종사자수는 지난 2009년 45만7,000명에서 1년 새 44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김성환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개선과장은 "대기업집단이 진출한 산업은 높은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고 있어 이들 산업의 담합이나 불공정거래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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