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들어선 특급호텔의 객실 내부가 인근 초고층 아파트에서 들여다보여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2일 해운대 아이파크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35층 이상 집안 거실에서 인근 ‘파크하얏트 부산’의 일부 객실 및 화장실 내부가 훤히 보인다. 특히 불이 켜지는 야간에는 호텔 내부가 더 잘 보인다는 것이다.
‘파크하얏트 부산’은 지난 2월 문을 연 6성급 특급호텔로 건립 당시부터 인근 고층 아파트와 너무 가깝게 지어진데다 외벽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됐었다.
한 주민(51)은 “야밤에 호텔 객실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들이 보여서 망측하다”며 “가장 큰 문제는 수험생 자녀의 교육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한 입주민은 호텔에서 볼 수 있게 집 유리창에 ‘소변 보는 장면, 성관계 하는 장면까지 보인다’는 경고문을 적은 피켓을 붙여놓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경고 표시로 속옷 차림의 마네킹을 세워놓은 입주민도 있다.
하지만 호텔 측은 “건물 시행사와 주민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도 “규제나 대책을 마련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입주민들은 ‘문제의 원인은 호텔의 설계변경 탓’이라며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법정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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