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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팸 투어’ 맡아 혈세 야금야금 빼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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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팸 투어’ 맡아 혈세 야금야금 빼돌렸다

입력
2013.04.0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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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외국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벌인 팸 투어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수억원의 세금이 빼돌려진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은 서울시 팸 투어 사업을 위탁 운영하면서 서울시 예산 수억 원을 가로챈 사단법인 한중문화경제우호협회 대표 김모(49)씨와 전 서울시 관광마케팅팀 소속 공무원 최모(39)씨를 각각 사기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시 팸 투어(Familiarization Tour)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중국 공무원이나 여행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국내 관광지를 미리 둘러보게 하는 일종의 홍보성 사전답사여행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중문화경제우호협회 대표인 김씨는 2009~2010년 중국 공무원을 상대로 한 서울시 팸 투어 사업을 위탁 운영하면서 협회의 중국 현지 직원에게 "가짜 수기 영수증을 만들어 보내라"고 지시, 사업비 4억원을 빼돌린 혐의다.

김씨는 중국 공무원 70여명의 여권과 비자발급 등으로 쓴 실제 행정비용 1,000여만원을 가짜 영수증을 이용해 2억여원으로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또 당시 사업 실무자였던 담당 공무원 최씨에게 각종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현금과 법인카드로 2,600여만원을 제공하고 항공료와 휴대전화 요금을 대납하는 등 2009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최씨에게 총 3,400여만원을 준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서울시 팸 투어 담당 공무원이었던 최씨는 김씨가 제출한 영수증의 실제 사용 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업비를 과다 지급하도록 했고 수시로 김씨에게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또 김씨를 통해 33회에 걸쳐 90박 123일간 중국 여행을 다녀오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최씨는 지난달 14일 파면됐다.

서울시는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때까지 이런 비리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비리라 사업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한중문화경제우호협회가 불법 취득한 돈에 대해서는 환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운영했던 서울시 팸 투어 사업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2011년 중단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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