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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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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사회”

입력
2013.04.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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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의 대물림'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우리 사회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은 노력한 만큼 성공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역동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번째로 계층간 역동성이 높았으며, 1986년 출생자 대상의 실증분석에서도 상위계층 이동 비율이 전체의 40%를 넘었다.

한국재정학회는 최근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런 내용이 담긴 학술논문 2편을 2일 홈페이지(wwww.kapf.or.kr)에 공개했다.

건국대 김진영 교수는 '부모 학력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의 국제비교'에서 "일반적 예상과 달리, 우리나라는 부모 학력에 따른 자녀의 학업 성취도 차이가 OECD 회원국 중 적은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OECD가 2000년 이후 3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학력비교평가(PISA)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부모의 학력격차(대졸-고졸)에 따른 자녀의 점수 차가 8점 내외로 프랑스, 스웨덴 등에 이어 6번째로 낮았다. 반면 슬로베니아, 체코, 미국, 이스라엘 등은 그 차이가 15점을 웃돌았다.

김 교수는 "전 계층에서 자녀 교육열이 여전히 높고,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한국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사 수준이 외국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쟁국 대비 나쁘지 않다는 것이지,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이 존재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대 김성태 교수 등은 '한국교육고용패널로 본 우리나라의 사회이동성 분석'에서 1986년 출생자 중 일반계 고교를 졸업한 2,100여명의 수학능력점수를 부모 소득수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하위 20% 계층에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수능점수도 하위 20%에 머문 비율은 2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상위 20% 계층의 수능점수 상위 20% 비율도 40%에 머물렀다. 열심히 노력하면 여전히 상위계층으로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고졸 후 취업경로가 확인된 555명에 대한 소득수준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수능점수 상위 20% 중 '소득 상위 20%'를 유지한 비율은 27%에 불과했으며, 수능점수 하위 계층에서도 13%는 최상위 소득으로 이동했다. 김 교수는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자습시간이 많고 TV와 PC사용시간이 적을수록 성적이 높았으며, 부모 교육수준이 높으면 자녀의 상향 이동 확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까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모 배경이 좋을수록 자녀가 노력을 게을리해 부모 세대의 계층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사회적 이동성을 결정하는 데 환경요인보다 후천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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