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경남 라이벌'이 만났다. NC 다이노스가 지난해 창원을 연고로 창단하면서 롯데는 그 동안 사용하던 제2의 홈 구장을 내줬다. 공교롭게도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의 창단 첫 경기 상대는 롯데였다.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경기다. 이날 취재진 역시 100여명이 몰려 들었다.
그러나 NC와 롯데의 반응은 의연했다. 경쟁 의식에 휩싸이기 보다 동반 상승을 다짐했다. 김택진 NC 구단주는 경기 전 "일정을 재미있게 만든 것 같다"며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어 "라이벌전은 경남 지역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택진 구단주는 창단 첫 경기를 앞두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로 역사적인 첫 발을 떼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봤을 때보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니 남다른 감동이 느껴진다.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가 사회에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 선수들의 눈빛을 보며 자극을 받는다. 때로는 힘들고 어렵겠지만 팬들의 응원으로 이겨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라이벌 구도는 우리가 잘 해야 성립되는 것"이라며 "좋은 구도를 형성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주장 조성환 역시 NC와의 라이벌 관계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치 우리 개막전 같다"며 농담을 던진 뒤 "NC가 창원을 연고로 창단한 것은 축하할 일이다. 함께 좋은 경기를 해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면 된다. 라이벌로 엮인다는 것에 불만 같은 건 전혀 없다.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면 지역 라이벌로서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역사적인 첫 승의 기회는 미뤄야 했다. NC는 롯데에 0-4로 패했다. NC는 창단 첫 홈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아담이 내려가자 급격히 무너졌다. 신인 이성민은 7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혹독한 1군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마산의 야구 열기는 뜨거웠다. 일찌감치 1만4,163석이 매진된 가운데 당일 취소한 300여장만 현장에서 판매했는데 그마저도 판매 20분 만에 다 팔렸다.
창원과 함께 관심이 모아졌던 대전에서는 선동열 KIA 감독이 9년 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응용 한화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서 먼저 웃었다. KIA는 4타점(5타수 3안타)을 쓸어 담은 이적생 김주찬의 활약을 앞세워 9-5로 승리했다. KIA는 2승1패가 됐고, 한화는 개막 3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재활을 거쳐 돌아온 KIA 왼손 선발 양현종은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재기에 청신호를 켰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SK를 7-3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롯데와 함께 공동 선두다.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원은 0-0으로 맞선 5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렸다. 선발 노경은은 6이닝 4안타 3실점으로 첫 승에 성공했다. SK는 3연패.
넥센은 목동에서 2회 터진 이성열의 좌월 3점 홈런(시즌 2호)에 힘입어 LG에 3-1로 승리했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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