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을 좇아 높이 날아오르려는 욕심을 부리다 결국 추락한 이카로스 전설이 숨쉬는 그리스 지중해의 작은 섬 이카리아에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울릉도 3배 반 만한 크기의 이 작은 섬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노인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90세가 넘는 노인의 비율이 미국 평균 2.5배에 달하는 이카리아 섬은 뉴욕 타임스에도 소개된 대표적인 장수마을이다. 매일 직접 재배한 음식과 와인을 곁들여 먹는 식생활도 장수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더욱 특별한 비결은 바로 나이를 잊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인간 관계에 있다.
KBS 1TV가 3일 밤 11시 40분에 방송하는 '수요기획'은 '100세 청춘을 산다-그리스 이카리아 섬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이카리아 섬 주민들의 장수비결을 조명한다. 잠시도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는 이카리아인들은 열 살 꼬마 아이부터 100세의 노인까지 함께 모여 어울린다.
올해 100세가 된 그레고리오스 자카스씨는 매일 아침과 오후가 되면 집에서 1㎞ 떨어진 카페에 간다. 카페에 들어서면 주인과 간단한 인사와 함께 카페에 온 모든 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50년 지기인 80대부터 새롭게 만난 20대 청년까지 모두가 그의 친구다. 그는"나이에 상관하지 말고 젊은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그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9명의 자녀와 24명의 손주, 27명의 증손주를 둔 카테리나 카르추(88)씨도 매일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들 때문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전에 얘기도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는 가족과 이웃들 덕분에 그에게 외로움이란 감정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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