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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채권단에 자금지원 요청

입력
2013.04.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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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빠진 STX조선해양이 채권금융기관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업황 침체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채권단에 공개적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산은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STX조선해양의 재무구조와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기관 별로 협약 체결 여부를 검토한 뒤 구체적 지원 방식 등을 서면결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해당 기업과 자구노력 등에 대해 협약을 맺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와 달리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건 조선업황 침체에 따른 선박가격 하락과 수주대금 결제조건 악화 등으로 재무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STX조선해양의 유동부채 규모만 11조원에 달하고, 영업손실 금액도 6,900억원이 넘는다.

STX는 지난해 5월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한 뒤 해외 자회사 STX OSV 매각, STX에너지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지금까지 1조1,300억 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했으나 유동성 부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여기에 STX팬오션의 공개매각까지 불발되면서 자금난은 더해졌다. STX그룹 관계자는 “일단 우량자산을 추가로 매각하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현재 수주 잔고가 세계 4위 규모에 해당하는 159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조선시장만 회복되면 충분히 자율협약을 조기졸업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경우 신규 수주에도 난항이 예상돼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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