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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野시장-與의회 감정싸움 3년째… 시민은 울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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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野시장-與의회 감정싸움 3년째… 시민은 울화통

입력
2013.04.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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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가 여야로 나뉘어 감정싸움을 벌이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난달 15일 열린 성남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축인 시의회는 성남시가 제출한 1차 추경예산안 1,730억원 가운데 27건 612억원을 삭감했다. 창의교육도시 사업비 130억원과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사업비 등 352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민주통합당 이재명 시장이 다수당인 여당 대표단을 상대로 “의회 보이콧을 그만하고 등원해 일 좀 하라”며 법원에 ‘의회 보이콧 금지 가처분신청’이라는 웃지 못 할 소송을 제기한 지 나흘만이었다. 의원들은 등원해서 이재명 시장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 예산을 삭감해 버린 것이다.

이처럼 성남시와 시의회의 극한 대립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비리로 얼룩져 수감됐던 전임 이대엽(새누리당)시장과 별다른 대립이 없었던 시의회가 강성으로 돌아선 데는 다분히 감정싸움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장은 2010년 취임 직후 전임 시장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며 지자체 사상 초유의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를 선언했고, 이에 얼마간 책임이 있는 시의회는 ‘정치쇼’라고 반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그 해 9월 시의회는 이 시장의 핵심 공약인 시립의료원설립안을 부결시켰고, 성남문화재단 등 시 산하단체 대표 및 임원 임명 동의안도 수 차례 부결시켰다. 다음해 예산안도 마지막 날 처리됐다.

2011년에는 행패를 부린 이숙정(민주노동당)의원 제명을 놓고 의회 여야간 감정싸움을 벌였을 뿐 소강상태를 보이던 시-의회는 지난해 7월 하반기 의장 선출 때 또 다시 폭발했다. 현 의장과 야당이 야합해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정을 뒤집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의회는 4개월간 공전하다 11월 잠깐 정상화 됐지만 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놓고 여당 의원들이 마지막 날까지 등원을 거부, 예산안 통과가 해를 넘기고 말았다. 결국 성난 시민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시의원들을 막아서면서 1주일 만에 파행(준예산 체제)은 끝을 냈지만 대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공공근로, 보조금, 강좌 등 복지예산 지출이 막히면서 저소득층 수 만 명이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시민 강옥경(30ㆍ분당구 서현동)씨는 “시장과 의회가 서로를 대화상대가 아닌 길들여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정당으로 나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유치하게 굴면서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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