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 ‘지구의 정원(庭園), 순천만’을 주제로 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이 꼭 18일 앞으로 다가왔다.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각국의 독특한 정원문화를 통해 도시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지구촌 생태축제다.
순천은 이번 정원박람회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생태수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2012년 여수엑스포를 통해 여수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듯 국제정원박람회를 순천의 격(格)을 높이는 모멘텀으로 활용겠다는 것이다. 나승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박람회를 통해 순천이 생태도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간 순천은 지금 온통 정원박람회 분위기다. 간선도로와 거리 곳곳엔 ‘생태와 문화체험의 장으로 거듭나자’ ‘4월20일 순천은 대한민국의 중심이 됩니다’라는 플래카드와 깃발이 나부낀다. 시내 어딜 가도 시민들이 손수 만든 ‘한 평(3.3㎡) 정원’을 만날 수 있고, 공식 마스코트인 ‘꾸루’와 ‘꾸미’도 볼 수 있다.
순천의 동쪽을 가로지르는 동천과 순천만이 만나는 오천동 일대에 자리잡은 정원박람회장의 면적은 111만2,000㎡. 이곳엔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세계 11개국의 정원을 포함해 모두 82개의 정원이 들어섰고, 크고 작은 나무 42만5,000 그루가 심어져 있다. 현재 공정률은 99%. 형형색색의 꽃과 잔디 200만 송이를 심는 마무리 단장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박람회장에선 도시의 지속 가능한 개발 가능성을 친환경 생태정원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생생하게 보여 주게 된다. 특히 정원이 갈수록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도심으로부터 자연과 생태환경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를 순천만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통해 풀어낸다.
실제 박람회장을 순천만과 5㎞ 떨어진 곳에 설계한 것도 도심이 순천만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순천만은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중 처음으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될 정도로 생태계 보고지만, 연간 3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생태환경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순천만정원박람회조직위가 이번 박람회를 위해 쓴 자금은 2,455억원에 달한다. “정원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꼭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원박람회의 경제효과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박람회 기간 국내외 관광객 400만 명이 2,500억원을 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가 1조3,000억원에 달하고 부가가치 효과 6,7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박람회장 그 자체가 도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선진 기술 등을 전시하는 세계박람회와 달리 행사가 끝나도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수목이 울창해지고 82개 정원들도 자리를 잡아 가면서 그 가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관람객들이 순천에 체류할 수 있는 숙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순천시는 박람회 기간 하루 최대 8만여 명의 관람객이 순천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중 20%인 1만7,000여 명 가량만이 숙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숙박업소 대부분이 객실 및 시설 환경이 열악한 여관급이어서 관람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숙박업소 객실 수는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쓸만한 게 별로 없는 실정”이라며 “외국인을 수용할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은 여전히 부족해 여수와 광양, 곡성 등지의 숙박업소를 통해 객실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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