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만드는 것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벌이 만드는 꿀이라고 한다. 그 맛 또한 달아서 꿀을 싫어하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어에서는 종종 이 꿀과 벌의 독(venum)을 ‘유혹과 시련’, ‘야망과 도전’의 얘기로 비유한다.
우리말에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는 식으로 말하는데 서양인들이 장을 담가 먹지 않기 때문에 우리 속담을 영어로 번역하면 이상해진다. 이런 경우 영미인들은 ‘벌에 쏘일까봐 꿀을 따지 않을 것인가’는 식으로 말한다. 즉 ‘꿀을 따려면 벌에 쏘일 각오는 해야 한다’(When you go in search of honey, you must expect to be stung by bees.)는 것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작가 Joseph Joubert가 한 말인데 그 비유가 좋아 지금은 누구나 즐겨 사용한다. 이 때 벌은 꿀벌(honeybee)을 지칭하는데, 보통 벌이나 말벌(wasp), 기타 단독벌이나 땅벌(bumblebee)은 한 방을 쏘고 여전히 살아 있지만, 꿀벌(honeybee)은 한번 쏘고 나면 그대로 죽는다고 한다. 벌 독(venum)은 일종의 산란관(ovipositor)의 변형이기 때문에 수컷 벌은 겁낼 필요가 없다. 독을 뿜는 것은 암컷이고 여기서 비유로 말하는 것은 한 방을 쏘고 장렬하게 죽는 honeybee를 말한다.
꿀벌의 비유 얘기는 더 많다. ‘달콤한 유혹과 도전’을 경고하는 말로는 ‘Honey is sweet but bees sting.’(꿀은 달지만 벌은 독을 쏜다)이 있고 스코트랜드에서는 ‘입에 꿀을 담은 벌은 꼬리에 독침이 있다.’(Bees that have honey in their mouths have stings in their tails.)고 말한다. 반어법으로 말할 때에도 벌꿀 얘기가 쓰인다. 접시 깨질까봐 설거지를 피한다면 ‘No Bees, No Honey, No Work, No Money.’라고 말하고 ‘자꾸 알려고 하면 다친다.’(You will be stung for your curiosity.)는 말도 호기심으로 벌집을 쑤시면 쏘이고 만다고 말한다. 또 ‘똥이 있으면 똥파리가 꼬인다.’는 말도 ‘When the flower blooms, the bees come uninvited.’라고 말한다. 구더기 얘기를 평이하게 ‘You have to get your hands dirty to get the work done’(그 일을 마치려면 손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감도 다르고 말의 효과 또한 차이가 난다. 한편 Lincoln 대통령은 ‘누가 잘 난 체하면 그가 벌과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보려고 한다.’(When I hear a man preach, I like to see him act as if he were fighting bees.)며 사람의 용기를 평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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