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콩고민주공화국 초대 총리였던 파트리스 루뭄바(1925~1961ㆍ사진) 암살 사건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데이비드 에드워드 리 노동당 의원은 최근 문학 잡지인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전직 MI6 간부였던 다프네 파크(1921~2010)가 루뭄바 암살 사건에 MI6가 개입했다고 증언했다"는 글을 올렸다. MI6의 전신인 비밀정보국(SIS) 출신으로 냉전시대 러시아, 베트남, 아프리카 등에서 활동한 파크는 콩고민주공화국이 벨기에에서 독립하기 한해 전인 1959년부터 약 2년간 수도 킨샤샤 주재 영국 영사로 근무했으며 루뭄바와도 친분이 있었다.
리 의원은 2009년 말 런던에서 파크와 만나 "루뭄바 암살 사건에 MI6가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물었고 파크는 "우리가 했어, 우리가 꾸민 일"이라고 답했다고 잡지 기고문에 적었다. MI6의 개입 배경과 관련해 파크는 루뭄바가 벨기에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소련과 가깝게 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리 독립 운동이 일어났던 콩고민주공화국의 카탕가주는 우라늄과 다이아몬드 등이 많아 루뭄바가 이를 러시아에 넘겨줄 경우 벨기에 등은 이권을 잃게 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이 독립하면서 초대 총리가 된 루뭄바는 취임 3개월 만에 반군 세력에 체포됐다가 탈출했지만 다시 붙잡혀 1961년 살해됐다. 당시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과 미 중앙정보국(CIA), 벨기에 정부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벨기에 정부는 루뭄바 암살 사건에 자국민이 개입했다고 인정하고 2002년 콩고민주공화국에 사과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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