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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실패·회장 거취… 우리금융 ‘뒤숭숭한 12살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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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실패·회장 거취… 우리금융 ‘뒤숭숭한 12살 잔치’

입력
2013.04.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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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성장 속 잇따른 민영화 실패, 이팔성 회장 거취 문제 등으로 뒤숭숭

2일 12세 생일을 맞은 우리금융지주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잔치를 벌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취임 후 이팔성 회장의 거취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데다, 잇따른 민영화 실패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 “우리금융은 2001년 4개 자회사로 시작해 현재 13개 계열사를 가진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뤄내 국내 금융지형을 변화시키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 회장의 말대로 우리금융의 몸집은 날로 커지고 있다. 10년 전 카드대란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고 은행에 합병됐던 우리카드가 전날 독자법인으로 재출범 했고 최근엔 금호종합금융 인수도 추진 중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410조5,000억원, 당기순익도 1조5,836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외적 성장만큼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2001년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투입한 이후 12년이 흘렀지만 우리금융의 대주주는 여전히 56.97%의 지분을 가진 정부다. 2010년부터 민영화가 추진됐지만 세 차례 무산되면서 공적 자금 회수 실패는 물론, 정권에 휘둘리는 조직으로 변질됐다.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매년 발생하는 채권 이자만도 2,8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끊임없이 민영화를 강조하는 데에는 이런 굴레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 인사 때가 되면 청탁이 끊이지 않고 줄대기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민영화 작업 재개 등 우리금융을 향해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민영화 추진에 앞서 회장의 거취부터 분명해 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회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년여나 남아있지만 전 정권에서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퇴진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민영화 재추진은 선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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