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우리 군의 감시ㆍ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무력화할 수 있는 '능동적 억제 전략' 개념과 타격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능동적 억제는 현행 '적극적 억제'를 공세적으로 발전시킨 개념이다. 북한의 핵 사용 징후가 뚜렷할 때 선제 타격을 가한다는 기존 개념 위에 북한 도발을 억제할 다양하고 압도적인 군사적 능력을 갖춘다는 개념이 추가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북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탐지부터 타격까지 30분 내에 가능토록 하는 공격형 방위 시스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다. 군 당국은 2015년으로 예정된 킬 체인 구축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대미 의존도가 70%를 넘는 정찰 능력 향상을 위해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도입하고 2021년까지 독자 군용 정찰위성 확보도 추진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다른 위성도 추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연내에 국방 사이버정책 총괄조직을 보강하고 사이버 공격 양상에 따른 군사적 대응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한편 사이버전 수행 인원도 대폭 증원키로 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북한 핵 위기 상황을 ▦핵 위협 단계 ▦사용 임박 단계 ▦사용 단계 등 3단계로 나눠 각 단계별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는 '맞춤형 억제 전략'을 조기에 발전시키기로 했다. 초안을 7월초까지 마련하고 8월 예정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적용해본 뒤 10월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임박 단계가 되면 선제 타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육군 탄도 미사일뿐 아니라 해군 순항 미사일인 해성-2, 해성-3도 타격에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성-2는 한국형 구축함(4,400톤급)과 이지스함(7,600톤급)에, 해성-3는 214급(1,800톤급) 잠수함에 각각 탑재되는 미사일로 사거리가 1,000㎞에 달한다. 공군 F-15K에서 발사되는 공대지 미사일(사거리 260㎞)도 북한 핵 시설 타격 가능 무기다.
예정대로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현재 한미연합군사령부 수준의 군사적 효율성이 보장된 신(新)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보고됐다. 8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입하는 차기 전투기(F-X) 기종은 올 상반기 중 선정한다.
1999년 해체된 국방정신교육원은 내년 초 15년 만에 부활한다. 유신 시절인 77년 창설된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전신으로,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인 사상 교육이 다시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도 이날 박 대통령에게 국가공무원이나 공ㆍ사기업에 근무하는 군필자 정년을 최대 3년 가량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긴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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