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들을 집무실로 불러 상대국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기 전에 주변 4강국 주재 대사 내정 사실을 청와대 블로그에 게재했던 데 대해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달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나온 새누리당 의원들의 쓴소리와 청와대 인사 실패와 관련한 '17초 대독 사과' 논란 등도 언급하면서 참모진들에게 불편한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와 국가보훈처 업무보고를 앞두고 핵심 참모진을 긴급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외교적 절차와 관례를 어기고 대사 인선 결과가 게재된 경위 등을 묻고 참모진에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불가)를 요청해놓곤 4강 대사 내정 사실을 상당 시간 청와대 블로그에 올려놓아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아그레망 논란과 관련해서 상당히 언짢게 생각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상당히 격노한 것으로 안다" "대통령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전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2일로 예정됐던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가 연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청와대 홍보 라인도 이날 수시로 회의를 갖고 각계와의 소통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최근 정책 집행에 앞서 여당에 설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정책을 입법화 하는 과정에서 여야의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이정현 정무수석을 통해 "사전에 모든 정책을 여당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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