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덕(79)성균관장이 국고보조금과 '헌성금(獻誠金)'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 및 송치된 사건이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구지검안동지청으로 이송되자 경북 안동 지역 유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성균관장이 수사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유림의 수치"라며 성명서 발표를 논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약회와 담수회, 안동청년유도회, 안동·예안향교 전교 등 지역 유림단체 대표 20여명은 1일 안동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최 관장에 대해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초 사건이 안동지청으로 이송 직후 술렁이던 지역 유림들이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유림들은 무엇보다 국내 전체 유림의 수장격인 성균관장이 그 동안 부관장들에게 헌성금을 받으며 매관매직을 했다는 고발에 더해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까지 받게 되자 경악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동시에 고발 이후 1년 넘게 수사 중인 검찰에 대한 불만도 감추지 않았다.
담수회 한 인사는 "환부는 빨리 도려내야 하고, 그것만이 유림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최 관장의 혐의사실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검찰 수사가 미적거리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사건 이송건에 대해서도 "7대 종단 대표로 거물급에 속하는 최 관장 사건에 부담을 느낀 검찰이 지방으로 떠넘기기 한 것 아니냐, 축소 시도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범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수사 일관성 및 효율성을 위해 성균관 국고보조금 횡령 수사를 진행 중인 안동지청에 사건이 이송된 것일 뿐"이라며 "중앙지검에서 하든, 안동지청에서 하든 엄정수사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교재 제작비 등을 해당업체에 부풀려 결재한 뒤 다시 돌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성균관 총무부장 고모(51)씨는 최근 단독범행이 아니라 최 관장도 개입했다고 시인했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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