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만에 재개된 백두산 항로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운임이 예전보다 비싼데다, 러시아의 통관 절차가 짜증스러울 만큼 까다로운 게 문제다.
1일 강원 속초항물류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첫 출항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속초항과 러시아 자루비노ㆍ블라디보스톡ㆍ중국 훈춘(琿春)을 오고 간 백두산 항로 이용객은 286명으로 집계됐다. 화물은 28TEU(6m 컨테이너)를 수송했다. 그러나 이는 한번에 승객 750명, 화물 182TEU를 수용할 수 있는 '뉴 블루오션호(1만6,485톤급)'의 규모를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무엇보다 배 삯과 통관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라디보스톡행 뉴 블루오션호의 이코노미 객실 여객 운임은 46만원이다. 이전보다 40% 가량 올랐다. 비자발급 비용까지 감안하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과 맞먹는다는 게 관광객들의 설명이다. 보따리 상 등 소무역상들도 거금을 들여 여객선을 타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화물 운임도 6m 컨테이너가 속초~훈춘 1,700달러, 12m는 2,500달러로 종전보다 400달러 이상 높은 실정이다. 러시아의 경우 1인당 7만5,000원의 항구 터미널 이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를 거쳐 중국 훈춘을 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통과하는 지역인데도 비자를 두 번씩 발급받아야 하고 잦은 국경수비대 검문검색 등 번잡함이 항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때문에 혈세를 들여 선사의 손실을 또다시 보전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 선사 측에 3년간 28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용구 속초항물류사업소 북방물류담당은 "취항초기에 비수기마저 겹쳐 승객 및 화물유치가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현재 선사 측이 여행업체와 패키지 상품을 준비하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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