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 특설 트랙에서 열린 150m 레이스에서 14초 4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열린 이벤트 경기에서는 볼트의 훈련 파트너인 다니엘 베일리(안티과 바르부다)가 14초88의 기록으로 2위로 골인했고, 브라질의 브루노 데 바로스(14초91)와 알렉스 퀴노녜스(에콰도르ㆍ15초90)가 각각 뒤를 이었다. 당초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남아공)도 이번 이벤트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애인을 총으로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출전이 취소됐다.
150m 레이스는 단거리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이벤트 경기로 유럽에서 종종 열린다. 볼트는 지난 200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벌어진 150m 레이스에서 14초35를 기록, 1983년 피에트로 메네아(이탈리아)가 세운 이 부문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시즌 첫 단거리 경기에서 우승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볼트는 올해 자메이카에서 열린 400m와 1,600m 계주에만 출전했다.
볼트는 경기 후 "시즌 첫 단거리 레이스에서 우승해서 느낌이 좋다"며 "그 동안 단거리 훈련을 별로 하지 못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다가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볼트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100m, 200m와 400m 계주에서 우승,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을 차지하며 육상 단거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한편 이날 코파카바나 해변에는 볼트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약 2만 명의 팬이 운집했다. 볼트는 레이스가 끝난 뒤 긴 줄로 늘어선 팬들을 향해 자신의 운동화를 던지고 브라질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등 화끈한 팬 서비스로 화답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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