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기존 제품을 살짝 변경해 내놓은 새로운 글리벡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왔다.
인도 대법원은 1일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특허 보호를 신청한 화합물이 인도 법률에서 요구하는 "참신성이나 독창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특허권 요구 소송을 기각했다. 인도 특허청이 새 글리벡 특허를 인정하지 않자 노바티스는 "새 글리벡이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효능이 있어 특허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5년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는 싼 값에 글리벡의 복제약을 계속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인도의 12억 인구 중 40%는 하루 수입이 1.25달러가 채 되지 않으며 따라서 복제약이 공급되지 않으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인도는 전세계 복제약의 20%를 공급하고 있으며 에이즈 치료제의 90%를 저가로 공급해왔다. 이날 판결은 거대 제약사들이 기존 제품을 살짝 변경해 특허권을 계속 유지하는 '에버그리닝'을 견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기존 약을 개선해 새로운 특허를 내는 것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이런 약은 아마도 인도에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는 오리지널약의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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