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집단의 숫자와 평균 계열사수가 4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합병 등 구조개편과 비핵심 사업 정리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상호출자제한 대상이 된 대기업집단은 62개로 작년보다 1개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대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28.5개로 작년보다 0.6개 줄었다. 2009년 현행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도입한 후 대기업집단과 계열사 수는 계속 증가해오다 올 들어 첫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대기업이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응해 합병 등 구조조정과 비핵심사업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며 “재벌의 외형 팽창을 비판한 경제민주화 영향도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기업별로는 한솔, 아모레퍼시픽 등 2개 대기업집단이 새로 지정된 반면 자회사 매각에 따른 자산 감소 등으로 대한전선, 유진 한국석유공사 등 3개 집단이 제외됐다. 계열사 수가 많이 감소한 집단은 포스코(18개), SK(13개), 농협(7개), STX(5개), 삼성(5개) 등이다. 포스코의 경우 합병으로 12개 계열사가 줄고 포스브로 등 비주력 계열사를 대거 정리한 영향이 컸다. 반면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인수 등으로 계열사 수가 8개, GS는 아웃도어·하수처리 분야 진출 등으로 6개 늘었다. 전체 계열사 수가 많은 집단은 대성(83개), CJ(82개), SK(81개), GS(79개), 롯데(77개)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의 평균 자산총액은 34조원으로 작년보다 8.3% 늘었다. 자산규모가 많이 증가한 집단은 삼성(증가액 50조4,000억원), 농협(30조3,000억원), 현대차(12조원), 한전(10조2,000억원) 등이었다. 삼성그룹은 자산총액 306조1,000억원으로 대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었다. 자산 100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삼성, 한전, 토지주택공사, 현대차, SK, LG 등 6개다.
한편 최근 4년간 상위 4대 기업집단의 자산 총액은 연평균 19.8% 증가한 반면 나머지 그룹은 10% 정도에 그쳐 상위그룹과 중하위 그룹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08.6%로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낮아졌지만,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집단은 15개로 1개 늘었다. 동양그룹이 1,223%로 가장 높았으며, 한진(432%), 현대(404%), 한국지엠(275%), 동부(259%), STX(265%) 등의 부채비율이 높았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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