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경제와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한 것은 김정은 체제 국정목표가 '핵개발과 경제발전'임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 핵무기 개발 등으로 안보를 다지면서 동시에 경제발전을 추진해 내부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전원회의는 구체적인 과업으로 ▦농업과 경공업 역량 집중을 통한 최단 기간내 인민 생활안정 ▦자립적 핵동력 공업 발전 및 경수로 개발 사업 추진 ▦더욱 발전된 위성들 개발 발사 ▦지식경제로의 전환 및 대외무역 다각화·다양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핵보유 법적 고착과 세계 비핵화 때까지 핵무력 질량적 확대 등을 제시했다.
회의는 "새로운 병진 노선의 우월성은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고도 전쟁 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며 밝혔다. 그러면서 "선군 조선의 핵무기는 미국의 달러와 바꾸려는 상품이 아니며, 우리의 무장해제를 노리는 대화마당과 협상탁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원회의를 처음 주재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의정보고 및 결론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와 한미간 합동군사훈련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우리에게 항시적으로 핵위협을 가해오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억척같이 다져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는 회담에 응하지 않고 전지구적 차원의 핵군축 차원에서만 핵포기가 가능하다는 기존 논리를 공식 노선으로 확립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가 향후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이 당중앙위 정치국 위원에, 현영철 군총참모장·김격식 인민무력부장·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후보위원에 각각 보선됐다. 또 백계룡 강원도당 책임비서가 당 경공업부장에 새로 임명됐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꼽히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국가의 대내외 거시정책을 결정하고 당 중앙위 정치국 등 당 권력 체계를 재구성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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