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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마니아 일본 여고생 9명 ‘서울에서 댄스 댄스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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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마니아 일본 여고생 9명 ‘서울에서 댄스 댄스 댄스’

입력
2013.03.3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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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대 언어교육원에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최신곡 'i got a boy'가 흘러나왔다. 이 곡에 맞춰 걸그룹 못지 않은 춤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은 한일 고교생들이 한 팀을 이룬 'JK 시대'. 그 중 한 명인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섬(대마도) 쓰시마고등학교의 하스다 나쓰미(18)양은 배와 버스를 타고 하루 꼬박 걸려 도쿄에서 치러진 면접을 통과한 끝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일본국제문화교류재단과 수림문화재단이 주최한 한일 중고생 교류 프로그램 '서울에서 댄스ㆍ댄스ㆍ댄스'라는 춤 경연대회였다. 동대문 시장에서 직접 고른 징 박힌 파란 모자로 한껏 멋을 내고 한국 친구들과 한 무대에 선 하스다양은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일 두 나라의 정치적 관계와는 무관하게 K팝 붐을 타고 양국 청소년들 사이의 거리는 더 없이 가까워지고 있다. 28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여고생 9명은 일본 전역에서 서류와 면접 등 4차례 선발과정을 거친 끝에 행운을 잡은 'K팝 마니아'들이다. 일본국제문화교류재단 나카노 아츠시(41)씨는 "도쿄에서 면접을 봐야 한다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오사카, 가와사키, 야마가타 등 일본 전역에서 지원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 여고생들은 광신고 댄스부∙일본문화연구부 등 동아리 학생들 10명과 팀을 이뤄 춤 경연대회를 열고 한국어도 배웠다. 한국 학생들 집에서 홈스테이 경험도 가졌다. 한국일본어교육연구회 고문으로 있는 광신고의 여선우(56) 교사가 인연이 된 덕이다.

5년간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한 아라키 사쿠라(19)양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한국 가수의 동영상을 보며 춤을 따라 추는 게 취미"다. 매주 토요일이면 도쿄에 있는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한글 공부를 한다. 한국어 공부는 벌써 3년째다. 아라키 양은 "최근에는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다운받아 보고 있는데 주인공 현빈이 너무 멋지다"고 했다.

광신고 학생들이 춤 경연에 앞서 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축하무대를 선보이자 두 나라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오빤 강남스타일"이란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일본 친구들의 한국 사랑에 오히려 한국 고교생들이 놀랄 정도다. 광신고 김재경(19)양은 "일본 친구들이 한국에 오기 2주 전부터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깜놀'(깜짝 놀랐다의 줄임말) 같은 은어를 알고 있어서 정말 놀랐고,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여선우 교사는 "두 나라 청소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두 나라 학생들은 하나같이 "한국(일본) 친구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하스다양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선택할 때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발한 한일 문화 교류를 위해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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