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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주의가 장관되는 것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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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주의가 장관되는 것 막아”

입력
2013.03.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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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됐다 사퇴한 재미동포 사업가 김종훈씨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민족주의에 좌절된 한국으로의 귀국’이란 기고문을 실었다. 김씨는 이 글에서 정치권과 관료조직의 변화 저항 세력 및 업계가 자신의 장관 임명을 반대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예고했다. 2월 12일 미래부 장관에 내정된 김씨는 국적과 재산, 미 중앙정보국(CIA) 활동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시원하게 답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를 이유로 3월 4일 사퇴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간의 심경을 처음 공개한 이 기고문에서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장관으로 내정한 이유에 대해 “박 대통령이 나의 경험이 미래부에 적합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박 대통령과 함께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하려 했다고 밝혔다.

장관직을 사퇴한 이유와 관련, 김씨는 “한국의 정치와 비즈니스 환경이 아웃사이더가 장관에 오르는 것을 방해하는 게 명백해져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변화 저항 세력과 특정 업계가 국적과 애국심 부족을 이유로 내가 장관이 되는 것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정치권ㆍ관료사회ㆍ업계가 자신을 반대했다는 것은 논란이 될 주장이지만 김씨는 더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씨는 인터넷과 언론의 지적을 ‘마녀사냥‘에 비유하면서 명예가 훼손됐다고 억울해 했다. 그는 자신을 간첩으로 몰고 부인을 성매매와 연관해 비난하는 등 가족까지 사냥감이 된 것이 그런 경우라고 했다.

김씨는 장관 내정에서 사퇴까지의 과정을 “아주 기괴한 경험”이라고 표현한 뒤 “사람과 자본, 이념이 국경을 넘나드는 세상에서 민족주의 가치에 대한 우려라는 교훈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국의 민족주의에 희생됐다고 돌려 말한 것인데 이를 두고 개인 문제를 민족주의로 환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한국의 이면에 만성적 취약성이 숨어있다면서 10대 재벌이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지만 고용 비중은 6% 미만에 불과한 점, 경제 기적의 지속성 문제, 대졸자의 심각한 실업률 등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모델로 이스라엘을 제시했다.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이스라엘의 개방성을 특히 높게 평가한 김씨는 “(개방성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국내와 해외의 벤처캐피털과 기업인들이 고부가가치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1세기에는 국적이라는 오래된 편견에서 벗어나야 성공한 국가와 경제가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가 한국인의 자랑스런 국가유산이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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