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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日 수출 급감… ‘엔저’ 아베노믹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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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日 수출 급감… ‘엔저’ 아베노믹스 효과?

입력
2013.03.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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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低)가 한국과 일본간 무역역조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일본수출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둔화한 반면, 일본의 대 한국수출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 동안 양국의 수출 경합시장에서나 간간히 나타나던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양국간 무역에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2월 한달 간 대일본 수출실적이 28억9,5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4% 급감했다. 대 일본 수출이 월 30억달러를 밑돈 것은 최근 2년 동안 단 4차례뿐이었다. 대일 수출액을 3개월 이동평균치로 분석하면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에 반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은 엔화 약세에 가속도가 붙은 작년 11월부터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일본의 대 한국 수출은 11월 0.6%→12월 0.9%→1월 4.4% 등 석 달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일본에 수출한 198개 품목 가운데 무려 124개(62.6%)의 수출액이 줄었다. 특히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 업종의 대일 수출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하는 추세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대일 자동차 수출은 1월과 2월 각각 19.7%, 15.5% 줄어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선박해양구조물의 대일 수출액 역시 81.9% 감소한 700만달러에 그쳤고, 강판 및 기타철강제품, 전자시계ㆍ게임기 수출도 각각 71.1%씩 줄었다. 전체 수출도 선박(-40.3%) 자동차(-15.1%) 철강(-10.5%)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철강과 조선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의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품질 면에서 일본보다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일본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 일본과 수출시장이 겹치는 지역에서도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일본의 철강 수출은 24.5% 증가한 반면, 한국산 수출 물량은 10%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 철강사들이 자국 시장을 탈환한 뒤 해외 시장에서 한국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관광·유통업계도 울상이다. 작년 9월 30만8,800명이 한국을 찾았던 일본 관광객 규모는 지난 1월 33% 감소한 20만6,400명에 불과했다. 서울시내 주요 호텔의 일본인 투숙객 수도 20~30% 가량 빠졌다. 이병찬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최근엔 북한 이슈까지 불거져 4∼5월 한국을 찾는 일본인 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저 효과의 지속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환율변동의 가격조정이 5~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임금인상, 소비증가와 같은 중장기적 성장세가 꾸준히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규제완화와 혁신정책 등 근본적인 성장 회복 노력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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