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이천수(32ㆍ인천 유나이티드)가 1,381일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타이밍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천수의 몸 상태에 대해 "80~90% 정도지만 본인이 출전 의욕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김 감독은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때 투입하면 부담 없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천수의 투입 적기에 대해 말했다. 이천수의 복귀는 팀 전술과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잘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를 주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 추가골을 먹고 난 뒤 투입되면서 이천수의 복귀전이 꼬였다.
이천수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대전 시티즌과 홈 경기에서 후반 7분 구본상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1-1 동점 상황에서 후반 7분 주앙파울로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곧바로 이천수는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전남 시절인 2009년 6월20일 전북전 이후 꼭 1,381일 만에 K리그 축구 팬들에게 다시 선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와 무력 충돌 후 이탈해 임의탈퇴됐던 이천수는 속죄의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섰지만 예전 같은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천수는 첫 번째 공을 잡은 뒤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달고 돌파를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곧이어 몸싸움 과정에서는 이천수가 뒷목을 잡히는 장면이 나왔고, 이로 인해 상대 수비수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첫 프리킥도 예리하지 못했다. 후반 13분 이천수는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올렸지만 공이 낮아 상대 수비벽에 걸리고 말았다. 6분 뒤 아크 정면에서 때린 첫 번째 슈팅도 빗맞아서 벗어나고 말았다.
이천수는 왼쪽 측면에서 수 차례 돌파를 시도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41분 골 지역 왼쪽에서 연결했던 헤딩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인천은 주앙파울로에게 내준 추가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인천의 무패 행진은 '3경기(2승1무)'에서 끝났다. 1무2패로 승수를 챙기지 못했던 대전은 상승세를 타던 인천을 잡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또 대전은 인천 원정 10경기(1무9패) 무승 부진을 끊었다.
이천수는 "그라운드에 다시 서 감회가 새롭다.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승리하지 못해 관중에게 정말 죄송스럽다. 다음 경기는 꼭 이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울산은 김신욱, 김승용, 박용지가 릴레이 골을 터트려 강원을 3-0으로 제압하고 리그 2위(3승1패 승점9)로 올라섰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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