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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절도범, 수갑 찬 채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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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절도범, 수갑 찬 채 도주

입력
2013.03.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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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10대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붙잡혔다. 경찰은 이 10대가 수갑을 차고 있었다는 사실은 공개하지도 않는 등 기강 해이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거세다.

3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4시쯤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도주한 이모(17)군을 이날 오후 3시45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홍대 인근 지하철에서 수 차례 승객의 휴대폰 등을 훔친 혐의로 지난 29일 밤 지구대에 검거돼 이튿날 오전 3시40분쯤 마포경찰서로 인계됐다. 이군이 조사를 받은 경찰서 4층 여성청소년계 사무실에는 화장실에 간 경찰 외에 1명이 더 있었지만 이군이 도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고 복도로 통하는 바깥 문도 잠기지 않은 상태였다.

이군은 수갑까지 차고 있었지만 경찰서 4층에서 1층 로비를 거쳐 정문으로 나갈 때까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이군 도주 후 400여명을 투입해 홍대와 신촌 일대를 뒤졌으나 실패했고, 이군이 고향 부산으로 내려갈 가능성에 따라 서울역 등지를 수색하다 하루가 지난 뒤에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흡연실에서 이군을 검거했다.

이군은 검거 당시 수갑을 풀어 주머니 속에 넣어둔 상태였다. 경찰은 "이군이 헐렁하게 채워진 수갑에서 어렵지 않게 손을 뺀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주 경위 및 담당 경찰관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군은 3급 지체장애인으로 부산에 거주하다 3월초 서울로 올라와 홍대 인근 화장실 등지에서 잠을 자며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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