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검찰이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이슬람교를 풍자한 인기 코미디언 바셈 유세프(사진)의 체포를 명령해 무르시 정권의 언론 탄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검찰은 유세프를 이슬람교 모욕과 무르시 대통령 폄훼 혐의로 고발한 28명의 증언과 유세프가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내용을 참고해 체포 명령을 내렸다.
유세프는 2년 전 ‘아랍의 봄’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정권이 무너진 후 인터넷과 TV의 풍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거침 없는 독설과 농담으로 무르시 대통령과 그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군부 출신 인사 등 정치인들을 비판해 미국 유명 정치 풍자 프로그램 진행자인 존 스튜어트에 비유됐다. 유세프는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 갖가지 혐의로 고발 당해 여러 건의 법적 절차를 밟고 있지만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은 처음이다.
유세프 체포 명령은 검찰이 지난주 카이로 무슬림형제단 본부 앞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대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간 충돌의 책임을 물어 주요 야권 활동가 5명에 체포 영장을 발부한 후 나온 것이다. 야권 지도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는 “반대파를 질식시키고 미디어를 위협하려는 한심한 시도는 불안한 정권의 징후”라고 비판했다. AFP통신은 이집트 인권변호사들이 “무르시 대통령 취임 후 9개월여 동안 대통령 모욕죄 관련 소송이 무바라크가 집권한 30여년간 제기된 것보다 4배 많다”고 지적하며 정권의 언론 탄압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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