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인수를 추진한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현재 운영 중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트럴시티 상가와 연계해 이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최대주주(지분율 38.74%)인 에스이비티투자유한회사와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가격은 2,300억원대이며,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중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이비티투자유한회사는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세운 특수목적회사로 지난해 8월 금호산업으로부터 이 지분을 2,000억원에 사들였다.
신세계는 중ㆍ장기적으로 한진(16.7%) 천일고속(16.7%) 동부익스프레스(11.1%) 등 다른 주주의 고속터미널 지분을 추가 매입한 뒤 터미널 시설과 상가 재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옆 신세계 강남점과 메리어트호텔, 호남선 인근 상가 등을 소유한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250억원에 매입했었다. 따라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인수하면 반포 일대에 대규모 신세계타운 조성이 가능해진다.
이번 신세계의 인수 추진은 지난해 9월 인천점 부지를 롯데에 빼앗긴 데 대한 반격 성격도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상대적으로 강남 상권이 취약한 롯데가 그 동안 눈독을 들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금호산업 보유 지분이 매물로 나왔을 때 모두 인수 후보로 참여했었다.
업계에서는 롯데도 현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관심을 갖고 있어, 막판 인수전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현재 인수를 추진하는 건 맞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 중이라 최종 인수가격은 밝히기 곤란하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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