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미국 의회 관계자와 만나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과 관련,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선진적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원자력협정이 한국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게 선진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미국 의회의 관심을 당부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코커 간사는 "한국에서의 원자력 에너지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양국 간엔 그간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내주 예정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자연스럽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원자력 협정의 '선진적 개정'은 곧 우리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재처리 권리가 없어서 사용후 핵연료를 원전에 보관해 왔는데 저장 공간이 거의 바닥 났다. 세계 5위 원전 대국임에도 우라늄 농축을 다른 나라에 위탁하는 데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한술 더 떠 원자력협정을 개정할 때 한국 정부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보다 더 후퇴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5월 상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선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변인은 '미국 측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영구 포기 명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상세 사항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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