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1H와 500MD 등 군의 노후 헬기를 대체할 한국형 기동헬기(KUH)인 '수리온' 개발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독자 모델의 헬기를 보유한 세계 11번째 나라가 됐다.
방위사업청은 "28일 KUH의 국방 규격이 제정되면서 수리온의 체계 개발이 완료됐다"고 29일 밝혔다. KUH 개발은 노후 군용 헬기 대체와 국산 기동헬기 개발, 헬기 독자 개발 역량 확보 등을 목적으로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년 간 1조3,000억원이 투입된 대형 국책 사업이다.
방사청과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로 업무 이관)가 공동 주관한 이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개발 주관 기관 3곳을 비롯해 각각 98, 49곳에 달하는 국내ㆍ외 협력 업체와 28개 대학 및 연구 기관이 참여했다.
첫 시제기는 2009년 7월 출고돼 이듬해 3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4월까지 2년여 동안 시제기 4대가 동원된 약 2,000회(2,700시간)의 비행 시험을 통해 기본 성능, 항공전자ㆍ임무탑재장비의 성능, 통합운용능력, 야전 전술 환경에서의 임무수행능력 등 275항목의 작전요구성능(ROC) 충족 여부가 검증됐고 지난해 6월 군용 헬기로는 처음으로 감항인증 및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감항인증은 개발자가 항공기의 비행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면 이를 정부 기관이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 2월 7일까지는 알래스카에서 50여회의 비행 시험을 거쳐 121개 항목의 저온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KAI 관계자는 "국산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 개발 과정에서 얻은 설계 기술과 노하우를 적용한 덕에, 보통 10년 이상 소요되는 헬기 개발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반도 지형에 맞게 개발돼 기존 헬기보다 작전 수행 능력이 나아졌다는 게 방사청 얘기다. 방사청 측은 "백두산 정상 고도(해발 2,750m)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 고지대 인원ㆍ화물 수송 임무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또 3차원 전자지도와 통합헬멧 시현장치, 4축(전후, 좌우, 회전, 상승ㆍ하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이 장착돼 야간ㆍ악천후 전술기동과 자동비행, 정밀 화물 공수 등 어려운 임무 수행이 가능해졌고 적 방공무기 위협에 대응하는 여러 장비가 실려 전장에서의 생존 능력도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개발과 초도 양산의 병행으로 지난해 말부터 전력화가 시작된 수리온은 연내 육군 야전 부대 등에 실전 배치되는 24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200여대가 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군이 운용 중인 기동헬기의 50% 이상이 수명을 다한 상황에서 수리온이 실전 배치되면 전력이 대폭 증강될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수리온 개발로 향후 12조원의 산업 파급 효과와 5만 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며 "앞으로 25년 간 해외 시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1,000여대의 수리온급 헬기 수요 가운데 30% 정도는 수리온이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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