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NEC 피처폰 생산 중단…뼈를 깎는 日전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NEC 피처폰 생산 중단…뼈를 깎는 日전자

입력
2013.03.29 12:08
0 0

일본 전자업체들의 마지막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전자업계의 제왕에서 최근 10년 사이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해온 일본 전자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사업을 팔고 접고 줄이고 있다. 자동차 기계 등이 엔저를 타고 부활조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전자업체들은 이미 모멘텀을 상실, 환율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9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유명 전자업체 NEC가 피처폰(일반 휴대폰)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거점인 사이타마(埼玉) 공장을 무선장치나 인공위성 등 사회 인프라 사업 공장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NEC는 2000년대 초반까지 ‘N 시리즈’를 앞세워 일본 내 점유율 20%로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응실패로 최근엔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으며, 3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NEC가 휴대폰 사업을 접기로 함에 따라 2001년 11개사에 이르렀던 일본 휴대폰 제조사는 샤프, 파나소닉, 소니, 후지쓰, 교세라 등 5개사만 남게 된다.

다른 전자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일본 전자업계 3총사로 불리는 소니 파나소닉 샤프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파나소닉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폐지를 신청했으며 오쓰보 후미오 회장이 PDP TV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한 상태다. 파나소닉은 이번 분기에만 TV사업에서 860억엔의 영업적자가 예상돼 간판사업이었던 PDP TV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또 88개에 달하는 사업부를 절반 수준인 49개로 축소키로 했다.

소니는 올 1월 일본 도쿄 본사 건물 중 한 곳을 매각한 데 이어, 미국 뉴욕에 자리한 본사 건물을 11억 달러에 처분했다. 작년엔 리튬이온 전지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올해 들어선 모바일 게임업체에 투자지분도 매각했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여명을 감축하는 추가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소니가 믿을 건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 뿐”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종신고용의 대명사로 불리던 샤프 역시 창사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 지난해 하반기 전세계 근로자의 15%에 해당하는 8,000명 감원을 발표했으며, 삼성전자로부터 출자금을 수혈 받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샤프의 5대 주주로 참여하자, 일본 내에선 ‘굴욕’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선제적 구조조정과 지속적 비용감축으로 사정이 낫다는 후지쓰 역시 지난달 파나소닉과 시스템 LSI 사업 부문을 합병하고 직원 5,000여명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05년 휴대폰 사업을 이미 정리한 도시바도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이다.

업계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대대적 사업구조조정에도 불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체들로선 과거 워크맨, 플래이스테이션 같은 혁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한 최근 흐름을 뒤집기 힘들 텐데 문제는 그런 제품이 더 이상 일본에서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갈수록 빨라지는 글로벌 업계 흐름을 구조조정만으로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