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이례적으로 공개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재의 전략미사일 부대 긴급 작전 회의 사진에 북한의 군 주요 전력 현황이 그대로 노출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한 사진에는 '전략군 미본토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작전계획도가 찍혀 있는데 사진 오른쪽에 북한군 주요 전력의 현황이 일부 드러났다.
사진을 통해 공개된 북한군의 주요 전력 현황은 잠수함 40척, 상륙함 13척, 소해함(기뢰전함) 6척, 보조함선(지원함정) 27척, 비행기종 1,852대 등이다. 북한은 그간 한 번도 주요 전력 현황을 공개한 적이 없고 우리 군도 기밀을 이유로 국방백서에 나와 있는 수준 이상으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전력과 다르다. '2012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잠수함정 70여척, 상륙함정 260여척, 기뢰전함 30여척, 지원함정 30여척, 전투임무기 820여대, 감시통제기 30여대, 공중기동기 330여대, 훈련기 170여대 등을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대략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전력과 비교하면 상륙함이 247척이나 차이가 나고 기뢰전함은 24척, 지원함정은 3척, 비행기종은 502대 격차를 보인다. 잠수함 40척은 잠수정을 제외한 수치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전력 현황을 공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사시 미사일로 미국의 주요 지점을 타격한다는 작전 계획을 북한이 위협 차원에서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일에도 저공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 미사일을 공격하는 '무인타격기'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 1위원장의 항공군, 포병 부대 훈련 현장 시찰 장면과 함께 3대의 무인타격기 모습을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밀인 '진짜' 전력 현황을 공개했을 리 없다"며 "일종의 기만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수로 노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작전 회의 사실을 허겁지겁 보도하면서 빚어진 일종의 보안 누설 사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작전 회의가 열린 장소는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에 있는 군사지휘본부와 같은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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