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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앵커계의 전설' 월터스, 마이크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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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앵커계의 전설' 월터스, 마이크 내려놓는다

입력
2013.03.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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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앵커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바버라 월터스가 내년 5월 은퇴할 계획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터스는 수주 내 자신이 진행하는 abc방송의 토크쇼 '더 뷰'에서 직접 은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이번 은퇴 계획이 건강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83세인 월터스는 올해 초 워싱턴의 한 파티장에서 나오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달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남성 앵커들이 휘어잡고 있던 뉴스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여성 앵커에게 문을 열게 만든 주인공이다. 방송 작가로 일하던 월터스는 NBC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팀으로 옮기면서 TV에 얼굴을 내밀었다. 당대 최고의 뉴스 메이커들과 연달아 인터뷰를 성공시키며 눈부신 활약을 보인 그는 74년 투데이의 공동 앵커에 발탁돼 최초의 여성 뉴스 진행자가 됐다. 여성이 TV에 나와 정치 소식을 전하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76년에는 NBC와 abc가 월터스를 둘러싸고 스카우트 경쟁을 벌였고, 월터스는 그 해 미국 역사상 최고의 보수였던 연봉 100만달러를 받고 abc 이브닝 뉴스의 앵커로 자리를 옮겼다.

월터스는 공격적인 질문과 편안한 말투를 섞어가며 상대방을 들었다 놓는 인터뷰 방식으로 수많은 유명인사들의 속내를 털어 놓게 만들었다. 37대 미국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이 월터스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무함마드 안와르 엘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등 외국의 유명 정치인들도 그의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이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인터뷰를 성사시킨 것은 거의 기적 같은 일로 회자되고 있다.

월터스의 은퇴 소식과 관련, abc방송과 월터스 측은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abc방송이 월터스 은퇴 직전 몇 주 동안 그의 활약상을 정리한 대대적인 특집방송을 내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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