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자유학기제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를 모두 나타냈다. 자유로운 체험활동으로 진로 모색의 기회가 될 것인지, 고입경쟁을 앞두고 학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것인지 평가가 엇갈린다.
교육부는 자유학기 동안 지필고사식 중간∙기말시험을 없애 학습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필고사 외의 평가방식에 대한 구체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김봉환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공부만 하다 대학에 가던 아이들이 적어도 한 학기는 공부 부담에서 벗어나 미래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주체적으로 자기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부모 입장에서 자유학기제란 결국 학습의 '빈 틈'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학력 위주의 고입제도가 유지되는 한 오히려 사교육시장을 더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학기의 학업 부담과 시험 비중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서울의 경우 현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지금은 제외돼 있는 중1 내신까지 고입에 반영돼 자유학기에도 평가에 민감해질 수 있다.
자유학기의 체험활동을 입시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부는 "입시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것인 만큼 입시와 연계는 없다"고 못박았다.
체험활동에 대한 평가는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A~E등급으로 매기게 되지만 어떤 기준으로 등급화할 것인지는 미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중학교는 석차가 아닌 성취율에 따라 A~E등급으로 평가(절대평가)하는데 자유학기 때도 같은 평가를 적용해 학생부에 기재될 것"이라며 "평가 방식은 자유학기제 운영 매뉴얼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로탐색의 시기를 중학교 때 갖는 것이 바람직하냐에 대한 논란도 있다.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3년 중 어느 학년, 어느 학기로 할지에 대해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특정 학기에 편중되더라도 원칙적으로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연구학교들의 시행 결과를 보고 정부가 학기를 지정할지, 학교 자율에 맡길지 결정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학교 자율로 맡길 경우 자유학기는 고입시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학년 2학기나, 2학년 1학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진로교육은 특정 학기에 몰아서 반짝 해서 될 게 아닌 전 학년의 발달단계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본격적인 진로 고민을 하게 되는 고교가 아닌 중학교 시기에 하는 것이 적정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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