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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이끈다는 코넥스, 첫 단추도 꿰기전에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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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이끈다는 코넥스, 첫 단추도 꿰기전에 파열음

입력
2013.03.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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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이끌 코넥스(KONEXㆍ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시장이 올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29일 지정자문인을 선정ㆍ발표하며 첫 단추 꿰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벌써부터 곳곳에서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창업기업을 코스닥 기업으로 키우는 지정자문인을 맡게 될 증권사들은 "수익성은 등한시 한 채 리스크만 떠 안기려 한다"며 볼멘 소리를 한다. 수혜기업들마저 "코넥스 상장이 자금난 완화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코넥스가 유망 창업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시장이 되기에는 투자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칫 연기금 등을 통한 정부 지원이 뒤따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정자문인 선정 작업을 마치고 29일 해당 증권사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정자문인은 10개사 내외로, 대형(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와 중소형사를 나눠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5일 마감된 지정자문인 신청에 대형사 10곳과 중소형사 13곳 등 총 23개 증권사가 지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정자문인 선정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는데다, 제3의 시장 개척이라는 의미도 있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내부적으로 코넥스 시장에 대해 부정적이다.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신청은 했지만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 리스크가 큰 코넥스 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신청자격을 갖춘 JP모간, 골드만삭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외국계 회사 3곳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형사로 지원한 A증권사 관계자는 "대통령의 관심이 높다는 소문에 불참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신청은 했지만, 코스닥 시장도 어려운 판이라 코넥스에서 수익창출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상장대상 기업에 대한 엔젤투자도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여건상 창업초기 기업의 투자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도 국내 투자환경에서 코넥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 지적해왔다. 게다가 코넥스는 투자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로 투자자를 제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고액 자산가(증권사 기본 예탁금 3억원 이상)에게만 문을 열어둬 시장 활성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코넥스 시장의 성공 여부는 정부의 역할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개장 초기 투자자들이 모여들지 않을 경우 제2의 프리보드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보드는 벤처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2005년 개설했지만, 현재 거래액이 하루 1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폐장한 시장 취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중소기업 회사채에 투자하자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가 벤처 기술잠재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를 파악해 투자자를 끌어 모을 정도의 전문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는 한 코넥스 시장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코넥스 부흥을 위해 연기금을 이용해 정부가 나설 수도 있으나, 위험성이 너무 커 국민적 합의 없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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