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 방지를 위한 비영리단체 스팸하우스는 최근 일주일간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시달렸다. 스팸하우스는 이 기간 동안 자사 웹사이트 트래픽(전송량)이 초당 300Gbps(기가비트)까지 증가하며 디도스 단일 공격 트래픽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계적으로 사이버 공격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디도스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고 BBC 등 외신은 전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 인터넷의 속도가 떨어지는 등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 BBC는 개인이나 회사를 대신해 서버나 도메인을 운영하는 웹호스팅 업체인 네덜란드의 사이버벙커가 스팸하우스 서버 80여곳에 보복성 스팸메일을 발송하고 디도스 공격을 하면서 인터넷 교란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 등의 속도가 늦어지고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이버벙커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스티브 린포드 스팸하우스 최고경영자는 “사이버벙커가 동유럽 및 러시아의 범죄단체와 연계돼 있으며 이들 범죄단체가 최근 디도스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사이버벙커가 러시아 사이버 범죄조직과 연관된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벙커는 냉전 시절 지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기지를 1996년 매입해 본사로 사용할 정도로 베일에 싸인 업체라고 CNN은 전했다. 스벤 올라프 캠푸이스 사이버벙커 운영자는 CNN 인터뷰에서 “스팸하우스가 우리를 모욕했으며 인터넷상에서 어떤 것이 옮겨지고 어떤 것이 금지되는지 검열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의 인터넷 교란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메일 발송은 물론 온라인 뱅킹 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NCC의 기술담당자 폴 블리시디스는 “이번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트래픽이 다른 인터넷에 연쇄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며“대용량의 트래픽을 전송하는 컴퓨터가 몇 대라면 쉽게 차단할 수 있지만 연루된 컴퓨터가 수천대로 늘어나면 방어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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