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미술시장에서는 ‘경매 변방’에 있던 고서적 경매가 활발하다. 조선 22대 왕인 정조(1752~1800)가 쓴 편지 ‘정조어찰첩’이 27일 K옥션 봄 경매에서 12억원에 낙찰됐다. 1595년 최초로 서양에 조선을 소개한 루드비코 테이세라의 지도와 독도와 울릉도가 표기된 ‘한국선교지도’도 28일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 각각 250만원, 400만원에 낙찰됐다.
국내 서찰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어찰첩’은 정조가 노론 벽파의 영수인 심환지에게 쓴 편지 297통을 모은 것으로 2009년 처음 발굴, 소개됐다. 심환지는 정조의 왕권에 맞서 신권을 대표하면서 정조의 노선에 반대했던 대표적 인물로 두 사람 사이에 비밀 편지가 오갔다는 사실 자체가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낙찰된 루도비코 테이세라의 ‘한국지도’는 일본 지도상에 한국이 표기된 지도로 최초로 한국(조선, Corea)을 소개한 지도다. 서양 선교사 로네가 조선에 천주교 전파 상황을 표기한 선교지도와 설명서인 ‘한국 선교지도’에는 ‘독도(Ou san)’와 ‘울릉도(鬱陵島, Fan ling tao)’가 포함되어 있다. 국내 첫 선보인 구텐베르크가 1454년 인쇄한 라틴어 성경은 유찰됐다.
고서적, 고지도의 인기 이유에 대해 마이아트옥션 측은 “최근 몇 년 간 고미술에 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진데다 이번주 일본교과서 독도 표기 문제로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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